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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 2020

'동네 지킴이' 야쿠르트 판매원들···"문 앞 음료 쌓이면 걱정돼요"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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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효창동에서 10년 동안 야쿠르트 판매를 해온 정수남씨(47)는 이달부터 새로운 일을 맡았다. ‘동네 순찰’ 업무다. 정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사이 근무와 순찰을 동시에 병행한다. 차량이 들어가기 어려운 좁은 골목을 정씨의 이동형 냉장 카트 ‘코코’가 이리저리 누빈다. 야쿠르트 판매와 배달을 하면서 주택가 우범지역에 수상한 사람은 없는지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 위험한 일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살핀다.

야쿠르트 판매원이 경찰과 함께 동네 위험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용산경찰서 제공

야쿠르트 판매원이 경찰과 함께 동네 위험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용산경찰서 제공

야쿠르트 판매원이 경찰과 함께 동네 위험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용산경찰서 제공

야쿠르트 판매원이 경찰과 함께 동네 위험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용산경찰서 제공

정씨의 순찰은 서울 용산경찰서가 지난 23일 한국야쿠르트와 ‘공동체 치안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실시하며 시작됐다.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MOU 이후 52명의 ‘프레시매니저(야쿠르트 판매원)’가 동네 순찰 업무에 참여한다. 이들은 영업활동을 하며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목길을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보안등·비상벨과 같은 범죄예방 시설물 설치가 미비한 지역을 체크해 경찰에 알리는 업무도 맡았다. 지역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주민들의 불안요소를 경찰에 알리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야쿠르트 판매원들이 이 같은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야쿠르트 판매를 하며 주민들과 친분을 쌓아온 경험 때문이다. 정씨는 “야쿠르트 판매하시는 분들은 대개 한 동네에서 길게 근무한다”며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쿠르트를 배달하다 보면 동네 주민들의 사소한 일들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정씨 역시 근무 10년에 동네 마당발이 됐다. “일주일에 세 번씩 구청에서 노인들에게 전달하는 음료가 있어서 어르신들 댁에 방문하고 있어요. 한 어르신 댁에 월·수·금 음료를 배달하는데 월요일에 문고리에 걸어두었던 게 수요일에도 그대로 있더라고요. 이리저리 알아보니 며칠 전에 나무에서 떨어져서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는 걸 알게됐어요.”

야쿠르트 판매원들이 노인들의 고독사를 발견해 신고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2017년에는 서울 은평구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숨진 노인을 야쿠르트 판매원이 일주일이 지난 뒤에 발견했다. 당시 문 앞에 쌓여가는 배달 야쿠르트를 이상하게 여긴 판매원에 경찰에 신고했다. 전북 전주시는 2015년부터 매일 동네를 드나드는 미용실 운영자, 우체부, 야구르트 배달원 등이 지역의 문제를 지자체와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네 순찰 업무는 보수 없는 자원봉사 개념이다. ‘순찰’이라는 이름을 달고 동네를 구석구석을 누비는 것이 걱정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정씨는 “10년 동안 일한 동네라 어디가 위험한지 사실 다 알고 있어서 갑자기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며 “예방 차원이고 순찰도 근무시간인 낮 시간 동안 병행해서 하는 것이라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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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3, 2020 at 10:1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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